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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찾아오는 명절, 설은 떡국 먹고 나이 먹는 날만이 아니라 조상 여러분에 대해 감사 드리며 조상을 모시는 날입니다. 보통 1분 또는 2분을 대상으로 모시는 일반 제사와는 그래서 약간 다릅니다. 차례는 오전에 지내지만 제사는 밤에 지낸다는 것 또한 다릅니다. 이 시간에는 이제 다가올 명절에 차례 지내는 순서, 차례상 진열 순서 등을 정리해 봅니다.
1. 명절에 대한 다른 생각
매년 차례를 준비하면서도 1년에 2번하니 매번 까먹고 헷갈리고 어려워 보였는데, 어차피 차례는 정성 아니겠습니까? 한 두가지 실수 하거나 빼먹어도 상관없어요. 전통이지만 무거운 마음 가질 필요 없습니다. 차례의 의미만 잊지 않고, 가족 친지와 한자리에 모이는 그 자체로 명절의 예의는 지켜진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2. 명절 차례의 의미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 명절, 설과 추석에 지내는 제사는 차례라고 부릅니다. 차례는 뜻 그대로 "茶禮" 즉 차 마시며 하는 예절을 말합니다.
예의에 맞는 몸가짐과 정성으로 조상께 감사를 표하는 것이 차례의 본래의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어느 순간 절차와 순서, 형식이 예의의 모든 것인 양 비춰지면서 어려워지고, 어려워 하는 절차로 변질되는 것 같습니다.
각 가정마다 행해지는 명절의 차례는 언제부터 이어 온 것일까요? 고려시대, 삼국시대에도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고려시대에 유학인 주자학이 들어오면서 제사 의식이 알려졌지만 유학을 장려한 조선시대가 되서야 장려되었고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더구나 제사를 지내긴 했지만 원래는 술과 과일, 포에 계절 음식을 차리고 술도 1회만 올리는 방식으로 약식 제사 였다고 합니다. 명문 종갓집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유교의 경전에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홍동백서, 어동육서 등 차례상 놓는법까지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유교의 어떤 경전에도 그런 세세한 규칙은 없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지금의 이런 제사상 규칙은 일제시대와 박정희 정권을 거치며 생겨난 것입니다.
1934년 일제 조선총독부가 "의례준칙"을 만들어 설, 추석에 차례를 지내게 규정지은 것이 그 시초이고, 이후 1969년 당시 박정희 정권이 총독부의 "의례준칙"을 보강해서 "가정의례준칙"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지금까지 차례법이라고 부르며 따라해왔던 겁니다.
지금까지의 형식에 얽매인 방식이 애초의 취지와는 달라졌다는 것을 아셨다면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명절의 의미는 정성스런 마음 하나면 된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3. 차례상 금기 사항
다음과 같은 의미로 다음 음식들은 차례나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관습도 생겼습니다.
4. 차례상 진설법
(1) 제사상과 차례상은 기본적으로 북쪽을 향하여 상을 차린다.
(2) 다음과 같이 5열 진설한다.
1열 : 시접, 술잔, 떡국(메, 국)2열 : 전적(육적, 소적, 어적) (어동육서, 두동미서)
5열 : 조율이시 또는 홍동백서, 과일 갯수는 홀수로 놓는다. |
5. 현대적 변화
시대가 변함에 따라 현재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차례나 제사 문화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빡빡한 격식, 진설 순서에 민감하지 않아졌고(물론, 종가나 큰 전통과 권위로 생각하는 가문에서는 예외) 좀더 거부감 없는 형식으로 변모해 가는 것 같습니다.
6. 마무리
그렇지 않아도 점점 전통이 사라지고, 지속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들도 소멸되고 있는데, 이렇게 형식에 얽매인 전통아닌 전통을 강요하면 20년 30년 후, 우리 자손들에게선 볼 수 없는 전통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어지지 않는 것을 전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미 그 순간 전통이 아닌 것입니다.
전통을 어려워하지 않도록, 전통을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정해진 예법과 순서에 따르든 예법을 모르든, 똑같이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족이 모이는 날, 그 자체로 명절의 전통을 지킨 것이 되는 마냥 즐거운 명절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의 후손들도 부담 없이 그 전통을 이어갈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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